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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객의 '맥락'을 이해하는 기업이라야

관리자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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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많은 것을 온택트로 바꾸어 놓았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물리적으로 접촉해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세계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의 메타버스 기술과 함께 비대면 원격근무, 비대면수업, 비대면 인공지능(AI) 고객 상담 서비스 등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CX)'이 매우 중요한 화두로 대두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고객들은 디지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비대면 서비스에 꽤 익숙해졌다. 하지만 장기적 비접촉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고객들은 점점 더 인간의 정서적 갈급함을 채워주는 의미와 경험을 주는 제품, 서비스에 열광하고 있다. 고객이 단순히 기능적 가치만 보고 물질 소비를 하는 데서 벗어나 제품이 주는 의미에 관심을 갖는 경험 소비를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요즘 기업들은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고객 경험이 기업을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채널의 트랜잭션 양과 복합성이 증가해 기존 업무 방식으로는 디지털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어렵다.


고객들이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하게 만들려면 먼저 그들의 니즈를 찾아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고객들이 어떤 맥락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어떤 라이프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잠재 니즈가 있는지 끊임없이 고객을 관찰하고 공감해야만 그들에게 새로운 의미적 가치를 설계해 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관찰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고객을 섀도잉해 관찰하고 인터뷰해도 고객의 속마음과 그들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익숙해져 버린 불편함까지 알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지금은 고객들이 저마다 모두 다른 이유와 맥락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한다. 우리는 고객의 다양한 맥락과 니즈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다양한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고객들은 기기 로그 데이터, 앱 데이터, 소셜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로 디지털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기업들은 사용성에 따라 고객군을 클러스터링(clustering·군집화)하고, 각 클러스터를 분석하는데, 예를 들면 세탁기 고객군은 주로 언제 세탁기를 돌리는지, 어떤 모드로 돌리는지 등을 분석할 수 있고, '아, 이 집은 주로 남편이 출근하고 난 다음 오전 10시쯤에 아기 빨래를 돌리는 맥락을 가지고 있구나'를 캐치할 수 있다. 그럼 고객이 오전 10시에 세탁기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아기 빨래 모드로 설정돼 있는 경험을 줄 수도 있다.


데이터를 무작정 축적하지 말자. 클라우드에 이미 쌓인 데이터를 열심히 분석하는 데서 벗어나 이제는 데이터를 어떻게 결합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건지, 어떤 고객 경험과 연결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자.


지금은 바야흐로 '제품'이 아니라 '의미'를 소비하는 시대다. 또한 고객 데이터가 수많은 접점에서 수집되고 있는 데이터의 시대이기도 하다. 고객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고객 경험, 기억에 남는 고객 경험을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빠르게 다가온 온택트 시대, 점점 더 쌓여 가는 데이터와 함께 맥락 기반의 새로운 '人'의 시대를 리드할 수 있을 것이다.


[차경진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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