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에서 직원들이 재고 상황, 설비 이상 유무 등 실제 공장 가동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버추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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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돌면 라인도 돈다.'
지난 6일 방문한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게시판에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라인을 만든다는 각오다. '완전무결한 공장'이라는 목표답게 라인 내부에는 무인 물류로봇(AGV) 50대가 분주하게 무거운 부품을 나르고 있었다. 전체 크기가 축구장 35개 규모인 이곳에서 사람은 수동 작업 극히 일부분만을 수행한다. 로봇팔이 냉장고의 심장인 컴프레서를 집어올린 뒤 정위치에 두면, 사람이 이를 최종 점검하고 나사만 조이는 식이다.
LG스마트파크는 지난 3월 국내 가전업계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LG전자는 46년 동안 쉴 새 없이 돌아가며 노후화된 1공장을 지난해 9월 자동화·지능화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장'이라는 명칭 대신 '스마트파크'라는 이름도 새롭게 달았다.
스마트파크로 전환한 뒤 처음 언론에 공개한 이날 통합생산동 입구에 들어서자 오른편에 디지털트윈 기술로 구현한 대형 화면이 펼쳐졌다.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재고 상황, 설비 이상 유무를 그대로 가상공간에 구현해놓은 곳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30초마다 공장 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10분 후 공장 내 상황을 예측한다. 10분 후 특정 라인에서 부품이 부족해 정체가 예상되면, 시스템이 이를 인지하고 작업자에게 문자로 알람을 띄운다. 작업자는 이 알람을 보고 부품 부족 등 이상 상태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현재 공장 자동화율은 65% 수준이다. 라인 내부에 들어서자 사람이 하기 어려운 작업은 전부 로봇이 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은 단순 노동이 아닌 매니저 역할을 하며 로봇 품질 관리 등을 담당한다. 공장 내 136개가 넘는 로봇팔에는 카메라와 함께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차원(3D) 비전 알고리즘을 적용해 오차 없이 작업하도록 했다.
대표적인 로봇 자동화 작업이 냉장고 문을 설치하는 공정이다. 20㎏이 넘는 문을 0.2㎜ 오차 내로 정확하게 장착시키는 작업은 인간이 하기에는 매우 고난도에 속한다. 그래서 작업 도중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종종 있었다.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태스크 리더는 "자동화 도입 후 균등한 품질이 기능해졌고 시간당 제품 생산 대수가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냉매가 흐르는 파이프 용접, 누설 검사, 냉매 주입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공정 대부분에서 로봇팔이 움직였다. 특히 파이프 용접 과정에서 산화가스가 나와 작업자들 위험도가 높았으나, 이제는 로봇이 고주파로 13초 만에 용접을 해낸다.
로봇팔 생산 라인을 따라 양옆으로는 분주하게 AGV가 지능형 무인창고를 오가며 부품을 나르고 있었다. 공장 지붕에 설치된 고공 컨베이어로는 최대 30㎏짜리 상자가 이동했다.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자재 공급 시간이 기존보다 25%나 줄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했다.
창원 스마트파크는 현재 1단계 전환을 마쳤으며 2025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냉장고 생산 라인 1개를 추가하고 오븐과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한다. 이후 LG전자는 전 세계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이 같은 자동화로 생산성이 오르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리더는 "창원 사업장 부품을 공급하는 11개 주요 협력사에서 종업원 수가 스마트파크 가동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15% 늘었다"고 말했다.
[창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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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도입 스마트파크 르포
46년된 가전공장 자동화
물류로봇이 부품 나르고
136개 로봇팔이 제품 조립
생산량 20%나 끌어올려
버추얼 공장 시스템 도입
실시간 생산 라인 점검도
지난 6일 방문한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게시판에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라인을 만든다는 각오다. '완전무결한 공장'이라는 목표답게 라인 내부에는 무인 물류로봇(AGV) 50대가 분주하게 무거운 부품을 나르고 있었다. 전체 크기가 축구장 35개 규모인 이곳에서 사람은 수동 작업 극히 일부분만을 수행한다. 로봇팔이 냉장고의 심장인 컴프레서를 집어올린 뒤 정위치에 두면, 사람이 이를 최종 점검하고 나사만 조이는 식이다.
LG스마트파크는 지난 3월 국내 가전업계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LG전자는 46년 동안 쉴 새 없이 돌아가며 노후화된 1공장을 지난해 9월 자동화·지능화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장'이라는 명칭 대신 '스마트파크'라는 이름도 새롭게 달았다.
현재 공장 자동화율은 65% 수준이다. 라인 내부에 들어서자 사람이 하기 어려운 작업은 전부 로봇이 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은 단순 노동이 아닌 매니저 역할을 하며 로봇 품질 관리 등을 담당한다. 공장 내 136개가 넘는 로봇팔에는 카메라와 함께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차원(3D) 비전 알고리즘을 적용해 오차 없이 작업하도록 했다.
대표적인 로봇 자동화 작업이 냉장고 문을 설치하는 공정이다. 20㎏이 넘는 문을 0.2㎜ 오차 내로 정확하게 장착시키는 작업은 인간이 하기에는 매우 고난도에 속한다. 그래서 작업 도중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종종 있었다.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태스크 리더는 "자동화 도입 후 균등한 품질이 기능해졌고 시간당 제품 생산 대수가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냉매가 흐르는 파이프 용접, 누설 검사, 냉매 주입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공정 대부분에서 로봇팔이 움직였다. 특히 파이프 용접 과정에서 산화가스가 나와 작업자들 위험도가 높았으나, 이제는 로봇이 고주파로 13초 만에 용접을 해낸다.
로봇팔 생산 라인을 따라 양옆으로는 분주하게 AGV가 지능형 무인창고를 오가며 부품을 나르고 있었다. 공장 지붕에 설치된 고공 컨베이어로는 최대 30㎏짜리 상자가 이동했다.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자재 공급 시간이 기존보다 25%나 줄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했다.
창원 스마트파크는 현재 1단계 전환을 마쳤으며 2025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냉장고 생산 라인 1개를 추가하고 오븐과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한다. 이후 LG전자는 전 세계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이 같은 자동화로 생산성이 오르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리더는 "창원 사업장 부품을 공급하는 11개 주요 협력사에서 종업원 수가 스마트파크 가동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15% 늘었다"고 말했다.
[창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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