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하반기부터 신입 개발자 채용을 중단할지,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고민 중입니다."
최근 만난 한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회사만이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놀라운 기능을 본 기업 경영자들은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봉착했을 뿐만 아니라 인력 운영과 계획에 중대 변화가 올 것임을 직감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의심의 여지없이 생산성을 월등히 향상시킬 마법의 도구다. 하지만 동시에 조직 전체의 역할과 책임, 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꿀 동인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직군이다. 소스코드 생성 AI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사실상 더 이상 코딩을 하지 않게 되니 저부가 단순 코딩이나 오류 수정(디버깅)을 위해 밤샐 일이 없다. 후드티에 슬리퍼, 밤샘에 충혈된 눈의 개발자는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개발자는 거대 언어 모델에서 고품질의 응답을 얻어낼 입력값 조합 찾기(프롬프트 엔지니어링)나 편집이 주 업무가 된다. 코드의 안정성 검토나 전에 없던 복잡한 알고리즘 설계에서 개발자의 부가가치가 나올 것이다.
마케팅 부서 직원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콘텐츠와 아이디어 초안 작성,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 게시물 업로드, 크리에이티브 브리핑 작성, 대행사와 소통, 광고캠페인 성과지표 관리, 브랜드 가이드라인 수립 등이 현재 마케터가 하는 주요 업무다. 이제 크리에이티브 브리핑 초안이나 브랜드 가이드라인 등은 생성형 AI가 뚝딱 만들어내면 마케터의 업무는 고객·인플루언서·브랜드 홍보대사 등과의 관계 강화 같은 일에 집중될 것이다. 이 밖에도 회계와 급여 지급 담당자, IT 헬프데스크 담당자 등 하나씩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모든 직무에서 일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업의 기존 인력과 조직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사전에 철저한 지원과 교육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촘촘한 변화관리 일정 없이 들이닥친 생성형 AI는 조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요컨대 기업 경영자는 생성형 AI 도입 이후 조직 전반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며, 역할 정의를 변경할 때 해당 직원의 직업 정체성을 신중하고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AI 시대에 맞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한 인사 채용 시스템 변화와 이런 인재를 관리할 관리자의 새로운 소양도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시대를 앞당긴 것처럼 생성형 AI는 이미 오고 있던 '미래의 일'과 '미래형 조직' 도래를 10년 이상 앞당겼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 기업 최고경영자는 이제 이전과는 다른 조직과 운영 모델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모델이 정답이라 단정하기에 이른 감은 있으나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형 모델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알리바바는 애자일 조직을 기본으로 한다. 기존 피라미드형 직급 체계에서 벗어나 필요에 의해 협업하고 자율적인 팀을 조직하는, 이제는 널리 알려진 그 애자일 조직이다. 그런데 이에 더해 전 직원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확보해 누구나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다룰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통찰을 제공하는 S급 인력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경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그에 따라 즉각 경영 의사결정을 하는 AI 기반 일상 의사결정 수행 환경을 갖췄다. 이를 위해서 영상이나 그림, 텍스트 등 데이터 유형과 상관없이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집중해두고 '원소스'로 활용한다. 생성형 AI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 이해하는 '멀티 모댈리티(multi-modality)'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알리바바와 같은 데이터 원소스 활용은 경쟁 우위 확보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장진석 BCG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 파트너]
최근 만난 한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회사만이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놀라운 기능을 본 기업 경영자들은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봉착했을 뿐만 아니라 인력 운영과 계획에 중대 변화가 올 것임을 직감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의심의 여지없이 생산성을 월등히 향상시킬 마법의 도구다. 하지만 동시에 조직 전체의 역할과 책임, 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꿀 동인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직군이다. 소스코드 생성 AI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사실상 더 이상 코딩을 하지 않게 되니 저부가 단순 코딩이나 오류 수정(디버깅)을 위해 밤샐 일이 없다. 후드티에 슬리퍼, 밤샘에 충혈된 눈의 개발자는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개발자는 거대 언어 모델에서 고품질의 응답을 얻어낼 입력값 조합 찾기(프롬프트 엔지니어링)나 편집이 주 업무가 된다. 코드의 안정성 검토나 전에 없던 복잡한 알고리즘 설계에서 개발자의 부가가치가 나올 것이다.
마케팅 부서 직원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콘텐츠와 아이디어 초안 작성,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 게시물 업로드, 크리에이티브 브리핑 작성, 대행사와 소통, 광고캠페인 성과지표 관리, 브랜드 가이드라인 수립 등이 현재 마케터가 하는 주요 업무다. 이제 크리에이티브 브리핑 초안이나 브랜드 가이드라인 등은 생성형 AI가 뚝딱 만들어내면 마케터의 업무는 고객·인플루언서·브랜드 홍보대사 등과의 관계 강화 같은 일에 집중될 것이다. 이 밖에도 회계와 급여 지급 담당자, IT 헬프데스크 담당자 등 하나씩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모든 직무에서 일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업의 기존 인력과 조직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사전에 철저한 지원과 교육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촘촘한 변화관리 일정 없이 들이닥친 생성형 AI는 조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요컨대 기업 경영자는 생성형 AI 도입 이후 조직 전반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며, 역할 정의를 변경할 때 해당 직원의 직업 정체성을 신중하고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AI 시대에 맞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한 인사 채용 시스템 변화와 이런 인재를 관리할 관리자의 새로운 소양도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시대를 앞당긴 것처럼 생성형 AI는 이미 오고 있던 '미래의 일'과 '미래형 조직' 도래를 10년 이상 앞당겼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 기업 최고경영자는 이제 이전과는 다른 조직과 운영 모델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모델이 정답이라 단정하기에 이른 감은 있으나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형 모델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알리바바는 애자일 조직을 기본으로 한다. 기존 피라미드형 직급 체계에서 벗어나 필요에 의해 협업하고 자율적인 팀을 조직하는, 이제는 널리 알려진 그 애자일 조직이다. 그런데 이에 더해 전 직원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확보해 누구나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다룰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통찰을 제공하는 S급 인력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경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그에 따라 즉각 경영 의사결정을 하는 AI 기반 일상 의사결정 수행 환경을 갖췄다. 이를 위해서 영상이나 그림, 텍스트 등 데이터 유형과 상관없이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집중해두고 '원소스'로 활용한다. 생성형 AI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 이해하는 '멀티 모댈리티(multi-modality)'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알리바바와 같은 데이터 원소스 활용은 경쟁 우위 확보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장진석 BCG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