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셸드릭 왓스리워즈 CEO
지구를 정사각형으로 구분해
세 단어 조합한 고유주소 부여
야외·밀집지역 응급구조 활용
국내 카카오맵·티맵 API 도입
한강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본 사람이라면 배달원에게 한 번에 정확히 자신의 위치를 전달하지 못해 음식을 수령하기까지 수차례 전화를 해야 했던 경험이 한 번쯤 있다.
우리의 주소 시스템이 주로 일상생활에서 큰 도로나 건물을 중심으로 위치를 알리는 데 용이하게 설계된 탓이다. 하지만 편리하던 이 방식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종종 발생한다. 해변이나 우거진 숲에서 최적의 차박 위치를 찾아 지인에게 이를 전달할 때나 산에 오르다 말고 조난을 당했을 때 현재 위치를 설명할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주소 체계를 고안한 기업이 있다. 2013년 영국에서 설립된 왓스리워즈(what3words)다. 회사는 단 세 개의 단어로 지구상 어떤 위치든 손쉽게 공유하고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지구의 모든 표면을 3m×3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구분하고 단어를 무작위로 조합해 고유하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가령 캠핑 명소로 꼽히는 자라섬 꽃테마공원 부근은 '///상상력.형태.피서'로, 지리산 천왕봉 꼭대기 지점은 '///가속.내쉰다.도는'으로 대표되는 식이다. 일례로 2019년 BTS의 런던 웸블리 공연 당시 팬들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이 세 단어 주소로 공연장 입구와 굿즈 판매대, 포토월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었다.
회사를 창업한 크리스 셸드릭 왓스리워즈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와 영상으로 만나 "구글 맵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경우에 따라 이용자가 다양한 지도 앱을 사용하는 독특한 시장"이라며 "올해 내비게이션, 음식 배달, 전자상거래, 차량 호출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늘려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 주요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왓스리워즈의 지도 체계를 도입했다. 소비자향으로는 카카오맵, 기업향으로는 티맵 API가 대표적이다.
셸드릭 CEO는 이미 해외에서는 왓스리워즈 시스템이 대중화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제 배송 기업 DHL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직접 결제 페이지 창에서 배송지로 세 단어 주소를 기입하는 옵션이 제공된다. 셸드릭 CEO는 "독일의 배송 기업인 DPD는 세 단어 주소를 통해 배송 시간을 15%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응급 구조에 있어서도 세 단어 주소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유엔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방서 등이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야외나 인구 밀집 지역에서 신속하게 파견·구조를 진행하기 위해 세 단어 주소를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왓스리워즈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세 단어 주소의 효용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이 도입되면 주소의 정확성이 더 강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민 기자]
지구를 정사각형으로 구분해
세 단어 조합한 고유주소 부여
야외·밀집지역 응급구조 활용
국내 카카오맵·티맵 API 도입
우리의 주소 시스템이 주로 일상생활에서 큰 도로나 건물을 중심으로 위치를 알리는 데 용이하게 설계된 탓이다. 하지만 편리하던 이 방식이 불편해지는 순간이 종종 발생한다. 해변이나 우거진 숲에서 최적의 차박 위치를 찾아 지인에게 이를 전달할 때나 산에 오르다 말고 조난을 당했을 때 현재 위치를 설명할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주소 체계를 고안한 기업이 있다. 2013년 영국에서 설립된 왓스리워즈(what3words)다. 회사는 단 세 개의 단어로 지구상 어떤 위치든 손쉽게 공유하고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지구의 모든 표면을 3m×3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구분하고 단어를 무작위로 조합해 고유하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가령 캠핑 명소로 꼽히는 자라섬 꽃테마공원 부근은 '///상상력.형태.피서'로, 지리산 천왕봉 꼭대기 지점은 '///가속.내쉰다.도는'으로 대표되는 식이다. 일례로 2019년 BTS의 런던 웸블리 공연 당시 팬들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이 세 단어 주소로 공연장 입구와 굿즈 판매대, 포토월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었다.
회사를 창업한 크리스 셸드릭 왓스리워즈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와 영상으로 만나 "구글 맵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경우에 따라 이용자가 다양한 지도 앱을 사용하는 독특한 시장"이라며 "올해 내비게이션, 음식 배달, 전자상거래, 차량 호출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늘려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 주요 지도 애플리케이션이 왓스리워즈의 지도 체계를 도입했다. 소비자향으로는 카카오맵, 기업향으로는 티맵 API가 대표적이다.
셸드릭 CEO는 이미 해외에서는 왓스리워즈 시스템이 대중화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제 배송 기업 DHL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직접 결제 페이지 창에서 배송지로 세 단어 주소를 기입하는 옵션이 제공된다. 셸드릭 CEO는 "독일의 배송 기업인 DPD는 세 단어 주소를 통해 배송 시간을 15%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응급 구조에 있어서도 세 단어 주소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유엔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방서 등이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야외나 인구 밀집 지역에서 신속하게 파견·구조를 진행하기 위해 세 단어 주소를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왓스리워즈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세 단어 주소의 효용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이 도입되면 주소의 정확성이 더 강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