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같은업무 다른방법, 이것이 경쟁력입니다.

"개발역량 갖춘 韓…글로벌 통하는 'B2B 유니콘' 더 나올것"

관리자
2021-07-03
조회수 654


B2B 분야 첫 유니콘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

클라우드 인앱채팅 세계1위社
韓美 양국 사무실 동시에 운영

기업운영에 필요한 IT 서비스
직접 만들어 쓰는 시대 지났다
좁은 분야라도 1등하면 기회

  • 이승윤 기자
  • 입력 : 2021.07.02 17:44:28   수정 : 2021.07.02 22:53:32
  • 댓글 0
  • 프린트
  • 카카오톡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 프린트
  • 카카오톡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시차보다는 언어와 문화 차이를 좁히는 게 훨씬 힘듭니다. 미국에서는 식사 시간을 따로 정하거나 주 52시간 근무를 강제하는 한국을 이해하지 못하죠."

미국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 동시에 사무실을 운영하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지난 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센드버드는 세계 1위 클라우드 기반 인앱 채팅 솔루션 회사로 기업가치만 10억달러를 웃도는 유니콘 기업이다. 한국인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는 12번째 유니콘 기업이고, 기업 간 거래(B2B) 회사로는 첫 유니콘 기업이다. 미국의 대표적 배달 서비스 회사인 '도어대시'가 센드버드의 채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배달의민족, 크래프톤이 이용한다. 월 기준 이용자만 1억7000만명에 달하고 이들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30억건을 웃돈다.

김 대표는 이날 글로벌인사이트포럼에서 운영하는 인사이트36h 과정에서 '글로벌 유니콘 만들기'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과 2시간 동안 집중 질의응답도 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사무실을 같이 운영할 때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문화 차이가 크다"며 "처음에 업무 시간과 식사 시간을 정하고 했더니 미국에서는 '왜 성인을 아이로 보냐'면서 싫어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 한 예"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 52시간 근무 같은 것도 당사자들끼리 정하면 되는 것을, 왜 회사가 강제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며 "한국에서는 노사 관계를 적대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있는데, 미국에선 '당사자들끼리' 개인주의 때문인지 그런 시각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한국의 근로시간 규제에 대해 나라가 개인을 못 믿어서 통제하는 것이냐는 질문도 나올 정도라고 했다.

김 대표는 "미국은 지식노동자를 제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블루칼라'와는 다르게 보는 편"이라며 "지식노동자는 결정적인 아이디어나 성과로 1명이 100인분을 할 수도 있어서 일한 시간보다는 결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루칼라 노동자처럼 단위시간당 일의 성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는 시간당으로 임금을 책정하지만, 지식노동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성과가 좋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금방 승진하는데 그것도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로 보는 편"이라며 "소위 워라밸을 택할지 진급 코스를 택할지 결정하고 각자 자기에게 맞는 인생을 빨리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엔지니어들 역량에 대해선 미국 임원들도 감탄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도 미국 임원을 데리고 한국에 왔는데 사람들의 친화력, 빈틈없이 업무를 해내는 능력에 놀라워했다"며 "한국도 소프트웨어 쪽으로 여러 B2B 유니콘 기업이 나올 여건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했다.

인건비 상승이 가져올 업계 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김 대표는 "한국은 기존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응용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지만 엔지니어 인건비가 오르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존 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미국처럼 채팅, 협업툴, 영업관리(CRM)와 같이 분야별로 가장 잘하는 스타트업 기술과 서비스를 골라 쓰는 시장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에서 먼저 벌어진 현상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엔지니어 인건비가 올라가면 모든 것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며 "고객기업의 불편 사항을 쪼개고 쪼개 한 분야에서 1등이 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B2B 앱의 특징은 문화적 차이가 적어 국경에 상관없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여건이 좋아져 국경 없는 무한경쟁 상황이 되고 있고,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앱 이용이 폭증했는데 사용자가 갑자기 1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증가할 때 이것을 커버할 수 있는 업계 1위 회사는 센드버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월 이용자가 1억7000만명인데 사용자 10억명, 즉 전체 모바일 인터넷 사용 인구의 5분의 1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일이 손으로 하지 않아도 시스템으로 규모를 키워 나가는 식의 문제 해결 방식에 늘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한국이 수렴적 사회보다는 발산적 사회로 변하고 한국에서 유니콘·데카콘 기업이 계속 나오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