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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소통] 고객과 소통하는 리더

관리자
2021-08-03
조회수 604


잡스는 `한 장 선언문`에
애플의 철학을 모두 담아냈다
그가 강조한 첫째 가치는 공감
고객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것
홈팬 특성 파악부터 했던 모리뉴


  • 입력 : 2021.01.30 00:04:02   수정 :2021.02.17 1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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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짜리 보고서는 경영의 미니멀리즘이다. 위기의 시대에는 가야 할 것과 버릴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단순하고 분명해질 필요가 있다. 기획 배경, 실행 계획, 투입 자원, 일정 등 의사결정에 필요한 필수 사항을 명료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리더 스스로는 어떤가.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는 하지만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한 장 안에 설명해본 적이 있던가. '한 장 리더십'을 말하며 리더십의 진정한 출발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 훌륭한 참고서가 있으니까.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할 때 만든 한 장 선언문이 바로 그것이다.

정식 이름은 '애플의 마케팅 철학'으로, 애플이 지향해야 할 가치관과 차별화 전략, 더 나아가 리더의 궁극적인 경영철학이 담겨 있기에 '한 장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잡스를 가리켜 프레젠테이션과 마케팅, 디자인과 이미지의 천재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의 둥근 모서리 등 세부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강박적일 정도로 집착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출발이 바로 이 한 장짜리 선언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잡스의 고유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애플의 최초 투자자였으며 애플과 잡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마이크 마쿨라 작품이었다.

애플의 한 장 리더십 선언문은 세 가지 포인트로 요약된다. 첫째는 공감(empathy). 고객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고객과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의 욕구가 어디에 있는지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집중(focus), 애플이 목표로 하는 일을 훌륭하게 완수해내기 위해서는 리더와 회사가 해야 할 일뿐 아니라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서 과감히 눈을 돌려야 한다는 선언이다. 어찌 보면 집중의 다른 해석이었다. 세 번째는 impute, 쉽게 번역하기 힘든 단어로 '책임 전가' 등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강렬한 시그널' '강한 인상' 등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표지에서 최초의 인상을 받는 것처럼, 애플이 최고의 품질과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한다 해도 형편없는 방식으로 포장되거나 소개된다면 저가 제품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잡스가 포장 상자의 디테일까지 예민하게 간섭하게 된 이유다. 훗날 잡스는 마쿨라에게서 배운 것이 컸다고 실토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담긴 제품 상자를 열 때 처음에 느껴지는 촉감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인상이 확실하게 심겨야 합니다. 마쿨라가 제게 가르쳐준 교훈이죠."

리더는 누구보다 고객과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4개 국가에서 우승 트로피를 20개 이상 들어올린 '스페셜 원' 지도자로 유명하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된 '게임의 법칙'에서 모리뉴 감독도 고객의 이해(Understand your Audience)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최초로 성공을 거둔 FC포르투에 부임했을 때 팀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더 큰 문제는 홈구장 팬들이 외면한다는 사실이었다. 이 팀이 있는 포르투갈 북부 사람들의 가치관은 근면한 것을 선호하고 경기장에서도 역시 분투하는 모습에 열광한다는 점에 주목해 선수단을 재편했다고 한다. 결국 관객이 돌아오게 만들었던 비결이다.

소통이라고 하면 흔히 조직 내 의사소통을 떠올린다. 물론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리더가 망각하고 있는 것은 고객과 소통의 중요성이다. 이 시대는 리더와 고객의 직접 소통을 원한다. 이것은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기업뿐 아니라 정치, 공공기관, 언론, 스포츠, 문화예술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와 소셜미디어, 오프라인을 통해 리더와 직접 만나기를 원한다. 그것이 고객에 대한 진정한 배려라고 생각하는 시대다. 유권자, 관객, 손님 등 이름은 달라도 고객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위기일수록 리더가 고객과 직접 만나야 한다.

[손관승 리더의 인문학 작가·전 iMB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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