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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직원들의 잦은 실수는 기강해이가 원인 아니라 리더의 무례함 때문이다

관리자
2021-12-23
조회수 705


  • 입력 : 2021.12.23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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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고충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본인이 취임한 후 굉장히 능력 있는 중간 리더들을 영입하고 각 부서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변화는커녕, 그 반대의 양상만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직원들의 퇴사가 증가했고, 핵심성과지표(KPI)는 눈에 띄게 하락했으며, 심지어는 말도 안 되는 실수와 사고가 빈번해졌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도저히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CEO에게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한 건 새로 영입한 능력자들의 특징, 바로 무례함이다. 왜냐하면, 퇴사, 실적 하락, 말이 안 되는 실수가 동시에 발생했다면 여기에는 무례함이라는 것이 거의 예외 없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조지타운대 경영대학 교수이자 국내에서는 '무례함의 비용'이라는 책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 크리스틴 포래스의 조언을 곰곰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포래스 교수는 능력 있고 건강한 자신의 아버지가 오랜 시간 직장 상사의 무례함에 노출되면서 병실에서 중환자로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며 무례함이 조직 구성원들을 얼마나 병들게 하고 업무 질을 떨어뜨리는가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걸로도 유명하다.

포래스 교수의 연구를 요약하자면, 상대방 특히 상사나 리더에게 무례한 지적과 비판을 받은 사람은 상당 기간 동안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의욕이 떨어진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무례함의 피해자가 아니라 그저 단순한 목격자에게도 이 결과가 거의 '유사한 정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험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그 악영향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불손하게(impolitely), 간섭하다(interrupt), 불쾌한(obnoxious) 등과 같이 무례함과 관련된 단어를 15개 주고 그것을 사용해 문장을 만들게 했다.

그 결과는 매우 분명했다. 일반적인 단어를 가지고 문장을 만든 참가자들에 비해 무례한 단어들을 가지고 문장을 만든 참가자들은 해당 과제를 수행하는 중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실험이 곧 끝납니다' 혹은 '주어진 시간이 30초 남았습니다'와 같이 중요한 메시지를 훨씬 더 잘 놓치더라는 것이다. 그 비율은 거의 5배에 달했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됐다. 예를 들어 '실험이 끝난 뒤 커피 혹은 홍차 중 어느 것을 드시겠습니까?'와 같이 전혀 무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무례한 단어들을 읽어야 했던 참가자들은 훨씬 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더라는 것이다.

더욱 아니,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말도 안 되는 실수가 만연하는 가장 큰 원인이 기강 해이보다도 조직 내 리더들의 무례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높은 위치에 있는 의사가 소리를 지르는 수준의 무례함을 보이면 굉장히 분명한 결과가 관찰됐다. 환자에게 엉뚱한 약을 투약한다던가 수술 중 어이없는 행동들이 나온다는가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들 말이다.


사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에 더욱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 정치권의 대립, 그리고 다양한 국내외 이슈들 속에서 첨예화되어 있는 각자의 입장 속에서 우리는 지금 상대방에 대해 매우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다양한 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그걸 목격하는 우리 자신이 얼마나 큰 피해자이겠는가.

마지막으로 포래스 교수의 '일침' 하나를 더 전한다. 리더의 위치나 혹은 그에 근접한 사람들은 자신이 다소 무례하게 보여야 리더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바라보는 사람들은 당당함과 예의 바름이 모두 갖춰져야만 상대방이 리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분명하더라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며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례함의 유혹을 이겨내는 사람을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단호한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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